사도, 금오도, 거문도… 섬 세 개를 하루에 다 돌 수 있당가?
시간은 없고
여수 앞바다엔 섬이 참 많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도 예쁘지만, 배를 타고 그 섬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보면 또 완전히 다른 여수를 만날 수 있어요. 문제는 섬마다 성격이 다 다르다는 겁니다. 어떤 섬은 신비로운 바닷길이 열리고, 어떤 섬은 절벽을 따라 걷는 트레킹이 유명하고, 어떤 섬은 배로 한참을 더 나가야 닿을 만큼 멀리 있습니다. 그래서 다들 물어봅니다. 사도, 금오도, 거문도, 이 섬들 하루에 다 돌 수 있냐고요. 오늘은 수달이 이 섬들을 배로 엮어서 도는 호핑 코스, 당일과 1박2일로 나눠서 차근차근 정리해드릴게요.
사도, 모세의 기적과 자전거길
사도는 여수시 화정면에 딸린 섬인데, 이 섬이 유명해진 건 다름 아닌 '신비의 바닷길' 때문입니다. 물이 갈라지면서 모래섬, 간데섬, 중도, 증도, 진대섬 같은 작은 섬 7개가 길로 이어지는 현상인데,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연중 5~6회 정도만 열립니다. 이 시기를 맞춰서 가면 걸어서 섬과 섬 사이를 건너다니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바닷길이 열리지 않는 날에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도 전체를 도는 자전거길이 따로 있어서, 전체 코스 2km 정도를 자전거로 돌면 2시간 30분 안팎이면 넉넉히 완주할 수 있습니다.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섬이라 공룡테마공원까지 연계해서 돌아보는 재미도 있고요. 해수욕장에서 시작해 마을, 중도, 양면해수욕장, 용미암까지 이어지는 동선이라 아이와 함께 가도 크게 무리 없는 코스입니다.
금오도, 절벽 따라 걷는 비렁길
사도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가면 금오도가 있습니다. 앞서 다른 글에서도 소개해드렸지만, 여기는 뭐니 뭐니 해도 비렁길이 핵심입니다. 바다로 뚝 떨어지는 절벽을 옆에 끼고 걷는 트레킹 코스인데, 몇 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어서 시간과 체력에 맞춰 원하는 만큼만 골라 걸을 수 있어요. 트레킹만 하고 나오기 아쉬우면 캠핑이나 글램핑으로 하루 더 묵는 방법도 있습니다. 섬 안에 캠핑장과 게스트하우스가 갖춰져 있어서, 카약이나 스노클링 같은 물놀이를 곁들여 어촌 체험까지 즐기고 가는 여행자도 많아요. 이 섬은 여수 화정면 백야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하루 종일 다니는 게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만 운항하니 들어가기 전에 그날 배 시간표부터 챙기는 게 순서입니다.
사도와 금오도는 둘 다 화정면 쪽 뱃길로 묶이는 섬이라, 하루 안에 두 섬을 이어서 도는 조합이 그나마 무난한 편입니다. 다만 두 섬 다 걷거나 자전거 타는 코스가 있다 보니, 욕심내서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짜면 정작 섬 안에서 여유롭게 즐길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어요. 한 섬은 가볍게 둘러보고, 한 섬은 제대로 걷는 식으로 강약을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거문도, 배로 두 시간 40분 넘어가는 섬
거문도는 앞의 두 섬과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여수항에서 배로 두 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꽤 먼 섬이에요. 그만큼 마음먹고 가야 하는 곳이지만, 도착하면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백터널숲을 지나 거문도등대까지 걸어가고, 거기서 신선바위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는 다 걸으면 5시간 정도 걸리는 제법 본격적인 길이에요. 동백나무가 만든 터널 아래를 걷다가, 등대에 올라 탁 트인 바다를 보고, 다시 신선바위까지 걸어가는 동안 계절 상관없이 사계절 다 걸을 만한 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리가 있는 만큼 거문도는 당일치기로 가기엔 이동 시간만 다섯 시간이 넘게 들어서 다소 빠듯합니다. 그래서 거문도까지 넣고 싶다면 아예 이 섬만 따로 당일 또는 1박2일 일정으로 잡거나, 사도·금오도 조합과는 별도의 여행으로 계획하는 편이 여유 있습니다. 여수 지역 여행사들이 거문도 당일 패키지와 1박2일 패키지를 각각 운영하고 있어서, 배편과 트레킹 코스, 식사까지 묶어서 예약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가격은 여행사와 시즌에 따라 달라지니, 예약 전에 상품 구성을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해요.
당일이냐, 1박2일이냐
당일치기로 움직이신다면 사도와 금오도를 묶는 조합을 추천합니다. 둘 다 화정면 뱃길로 연결돼 있어서 이동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사도에서 자전거로 섬을 한 바퀴 돌고 금오도에서 비렁길 한 구간을 걷는 정도면 하루 일정으로도 알차게 채울 수 있어요. 반대로 거문도까지 넣어서 세 섬을 다 돌고 싶다면 1박2일은 잡으셔야 합니다. 첫날은 사도나 금오도에서 여유 있게 트레킹과 캠핑을 즐기고, 둘째 날 거문도로 넘어가 동백숲과 등대 코스를 걷는 식으로 짜면 무리 없이 세 섬을 다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런 섬 호핑 코스는 개인적으로 배편과 트레킹 시간을 다 맞춰 짜기가 번거로운 편이라, 여행사 패키지로 예약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배편, 트레킹 가이드, 숙소나 식사까지 한 번에 묶어주는 상품들이 있어서 초행길이면 오히려 이쪽이 편할 수 있어요. 다만 어떤 섬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상품 구성이 다 다르니, 예약 전에 어느 섬을 며칠 코스로 묶었는지, 배 시간이 몇 시인지는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수달의 팁 · 섬마다 배편이 다르고 하루 종일 다니는 게 아니니, 일정 짜기 전에 그날 운항하는 배 시간표부터 확인하세요. 특히 거문도는 이동만 왕복 다섯 시간이 넘으니 당일치기보다는 1박2일로 여유 있게 잡는 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