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그들 유명한 해수욕장만 가냐? 나는 모사금으로 간다
조용히 노는 여름 바다
여름 되면 여수 바다 물놀이 명당을 검색하는 분들이 많은디, 다들 오동도 앞바다나 만성리 검은모래해변부터 찾습니다. 근디 오천동 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여수 사람들끼리 알음알음 챙기는 해변이 하나 더 있어요. 이름부터 낯선 모사금해수욕장입니다. 검은 모래밭도 아니고, 그렇다고 흔한 백사장 하나로만 된 곳도 아닌, 여수에서도 좀 특이한 해변이랑께요. 오늘 수달이 이 조용한 동네 바다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드릴게요.
모사금, 이름부터 여수 사투리가 담긴 해변
모사금이라는 이름이 처음 들으면 낯설게 느껴지실 텐데, 여수 지방 방언에서 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살'은 모래를 뜻하는 여수 사투리고, '기미'는 해안을 가리키는 말이라, 두 단어가 붙어서 모사금이 됐다는 이야기예요. 풀어보면 '모래 있는 해안' 정도의 뜻인 셈이죠. 관광지 이름치고는 수수하게 들리지만, 그만큼 오래전부터 동네 사람들이 불러온 이름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수시 오천동에 자리한 이 해변은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는 그런 곳이 아니라서, 이름을 이번에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꽤 많을 거예요.
오동도나 향일암, 해상케이블카 같은 유명 관광지 동선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보니, 여수 여행 코스를 짤 때 모사금까지 챙기는 사람은 드뭅니다. 대신 그만큼 조용합니다. 여름 성수기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유명 해수욕장이랑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 찍으려고 줄 서는 곳이 아니라, 조용히 물에 몸 담그고 싶을 때 떠오르는 그런 자리예요.
고운 모래에 조약돌, 암반까지 섞인 해변
모사금해수욕장이 다른 해변이랑 좀 다른 게, 해변 구성이 한 가지로만 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고운 모래로 된 백사장이 있는가 하면, 조약돌이 깔린 구간도 있고, 암반이 그대로 드러난 자리도 섞여 있어요. 한 해변 안에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밑 느낌이 계속 달라지는 셈이죠. 아이들은 오히려 이런 데를 더 좋아합니다. 모래사장에서 성 쌓다가, 조약돌 있는 데로 옮겨가서 물수제비도 뜨고, 암반 쪽 웅덩이 들여다보면서 뭐가 사는지 구경하고, 한 해변에서 놀거리가 여러 가지인 셈입니다.
백사장 길이는 225m, 폭은 30m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름난 대형 해수욕장에 비하면 아담한 편입니다. 대신 경사가 완만해서 물 깊이가 서서히 깊어지는 편이라, 어린아이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마음 놓고 놀기엔 오히려 이런 아담한 크기가 낫습니다. 파도가 세게 몰아치는 지형이 아니라서, 물가에서 첨벙거리며 노는 정도로는 크게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고운 모래, 조약돌, 암반이 한 해변에 다 있는 데는 여수에서도 흔치 않습니다.
— 🦦 수달감성돔 노리는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진작 유명했던 자리
물놀이객보다 먼저 이 해변을 알아본 건 사실 낚시꾼들입니다. 모사금 일대가 감성돔이 잘 무는 낚시 포인트로 알음알음 소문이 났거든요. 암반이 섞여 있는 해안 지형이 감성돔 같은 물고기가 좋아하는 자리를 만들어준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물놀이 성수기가 아닌 시기에도, 이른 아침이면 낚싯대 드리운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 해변이에요.
가족 단위로 놀러 가서 아이들은 물가에서 첨벙거리고, 어른 한 분은 조금 떨어진 암반 쪽에서 낚싯대 드리우는 그림도 여기서는 흔합니다. 물놀이랑 낚시를 한자리에서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게, 이 해변만의 매력이랑께요. 딱 물놀이만 하러 온 분들도, 암반 쪽 웅덩이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낚시하는 분들 구경하는 재미도 붙습니다.
언제 가면 좋으냐, 뭘 챙겨가야 하느냐
모사금해수욕장은 7월 초부터 8월 중순 사이에 개장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큰 해수욕장보다 개장 기간이 짧은 편이라, 여름 한복판에 딱 맞춰 다녀오셔야 하는 곳이에요. 시즌 전후로는 안전요원이나 편의시설 운영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여행 날짜를 잡으실 때는 이 기간 안에 들어오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움직이시길 권합니다.
유명 해수욕장에 비하면 편의시설이 넉넉한 편은 아닙니다. 그러니 그늘막이나 돗자리, 아쿠아슈즈, 마실 물이랑 간식 정도는 미리 챙겨서 가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큰 짐 없이 몸만 가서 다 해결되는 그런 데는 아니지만, 그 대신 사람들한테 부대끼지 않고 조용하게 여름 한나절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니, 북적이는 데가 싫으신 분들한테는 이만한 데가 없습니다.
오동도랑 향일암, 케이블카까지 이미 다녀온 분이라면, 하루 정도는 이렇게 조용한 동네 해변으로 일정을 바꿔보는 것도 여수를 다르게 보는 방법입니다. 유명한 데만 훑고 가면 여수 여름 바다는 반쪽밖에 못 본 거나 마찬가지랑께요.
수달의 팁 · 개장 기간(7월 초~8월 중순) 전후로는 안전요원이 상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행 날짜가 이 기간 안에 드는지 미리 확인하고, 편의시설이 적은 편이니 그늘막과 물은 넉넉히 챙겨가세요.